명색이 '산꾼'이라고 자부하는 내가, 2021년 여름 산행에서 정신이 번쩍 드는 산행 후 '알탕'다운 '알탕'을 못해본게 아닌가.....
그러고 보니 영원할거 같았던 여름도....(그 무더위의 뜨거운 기세는 여전히 강렬하지만) 물에 들어가 물놀이 하기에 좋은 후텁지근 한 고온 다습한 기온도 요며칠 사이 어느새 미묘한 변화가 있음이 감지된다.
얼마 있지 않아 추워 물에 들어가기 망설여 지는 그런 물놀이할 수 없을 시즌이 올것으로 전망되더라....
서둘러 풍덩할 수 있는 곳을 물색해본다.
-.산행일시:'21.8.8. 09:40~16:30
-.산행코스 : 진고개 휴게소~노인봉~낙영폭포~금강사~노인봉분소(14.8km)
초보산꾼시절...몹시도 힘들게 올랐던, 뭣(?)도 모르고 올랐고 이후 편안한 고위평탄길이 너무 좋아 지인들을 모시고 왔거나, 심지어 2019년에는 인솔해서 이곳을 다녀간 적도 있다.
그 이후 산 조금 다녔다고 산에 대한 관심이, 좀 거칠고 알려지지 않는 사람들의 손떼 타지 않은(비교적 적게 탄)곳을 찾아 다닌다며 건방(?) 떤 이유로 이곳을 좀..... 등한시 했었다.
연일 상당한 기세의 폭염이 약간의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어 서둘러 이곳을 다녀 와 보기로 한다 오랜만에.
휴가 피크시즌 중 끝물인지라 그런지 강원도 가는 버스는 막히지 않아 난생처음 이곳을 09:40에 도착하게 되더라.ㅎㅎ
오랜만에 오는 진고개휴게소에서 산행을 시작하지만, 잔뜩 흐린 날씨와 산머리에 가득 내려 앉은 안개가...ㅎㅎ
에효 오늘은 멋진 산정에서의 뷰는 포기해야하는 구나 ㅎㅎ
뭐 그래도 좋다.
자연은 그 모습 그대로 어디에서건 신선하고 풋풋하며 담백하고 또 소박하다. 과하지 않다.
몇년전 이곳 목초지대는 키작은 잡초들고 무성해 목초지를 연상했었는데.....세월도 변하고 사람도 변하고 환경도 변했는지 이처럼 가을의 서걱임을 살짝 느낄만한 모습으로 바뀌어 있더라.
안개가 너무 자욱해 이곳 평전의 드넓은 개방감이 그려진 그림같은 사진은 담지 못한다.
어느듯....모싯대도 끝물....이구나.
초보산꾼 시절 겁나 힘들다고 생각했던 계단 길 ㅎㅎㅎ
뭐 그냥 ......간다^^
어느듯 모싯대가 그 끝을 다해가나보다.
영롱한 보라색 퍼플의 그 건강하고 앙팡진 모습은 없고 전성기를 지난 살짝 바랜모습.
위 마타리 야생화를 사진에 담을때까지만 해도 그래도 빗방울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산행을 시작하고 약 30분 후 정도??
하늘이 구멍이 뚫렸는지 장대비로 쏟아지기 시작한다......등산로는 순식간에 물이 골~~골~~골 흐르는 도랑으로 변하고 웅더이가 생기고,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소리, 물에 젖어 힘없이 처억~내려 앉은 이파리들 그리고 그 끝을 타고 흐르는 주르륵 주르륵 물줄기들.....카메라 방수커버 씌워 넣고 아쉽지만 주변 야생화들은 모두 눈으로만 구경하고 걍 진행한다.
구멍이라도 났는지 얼마나 쏟아 내는지.
그렇게 노인봉 정상에 섰다.
건너편 황장산 대간길 쪽으로 그나마, 잠시 구름이 살짝 걷혀 휴대폰으로 잽싸게 담는다.
서둘러 인증하고 이젠 소금강분소쪽으로 이동한다.
정상에서 소금강 분소까지 약 9.몇키로 정도 되더라.
가다가 비가 내리지 않아 카메라 꺼내어 담은 모싯대.
영롱한게 아름답구나.
노승과 동자가 깊은 산사에서 생활하던 중 노승이 민가로 공양을 위해 나아간 이후 그만 눈이 너무 많이 내려 복귀(?)를 하지 못하고 말았는데, 눈이 녹아 갈수 있어 서둘러 절에 돌아와 보니 아이가 죽어 있어 슬퍼하며 그 아이를 양지바른 곳에 묻었더니 이듬에 이 꽃이 피었고.....그래서 스님이 이 꽅을 '동자꽃'이고 명명하였다 한다.
꽃 색깔도 형태도 참 이쁘지만 꽃 술이 찢어지지 않거나 (자세히 보면)색이 바래 작은 점이 없는 완벽한 개체 찾기가 쉽지 않다.
참 취의 꽃
싸리꽃
이그슨 무슨 열매인지 몰겠다 ㅎㅎ
비가 잠시 소강하더니 이곳 낙영폭포 진입하는 계곡길에 내려 서자 마자 다시 억수같이 쏟아 진다.ㅜㅜ
물소리는 우렁차고 흙탕물이 요란하지만 잠시 지나갈 줄 알았던 비가 산행을 끝낼때까지 단 한차례도 그치지 않고 쉼없이 쏟아 붓더라.
아흑.....물에 풍덩하러 온 산행인데 ㅜㅜ 우짭니까.
비에 온통 젖어 쌩쥐 된 Q~~~
사진상 비는 표현이 잘 되지 않으니 동영상으로 담아 본다 ㅎㅎ
맹렬한 기세로....살짜기 두려움이 생길정도로 강하게 흐른다.
우렁찬 계곡물소리....와 기세
ㅎㅎ
쫄딱~~~
완전 쫄딱~~~
억쑤로 비맞는다.
내린 비가 머리를 타고 등허리타고....00(궁디)을 타고......종아리로 흘러 졸~~~졸~~ ^^
등산화 안으로 모졸티리 들어간닷....ㅋㅋ
베낭은 물을 '이빠이' 빨아 잡수셔 겁나게 무겁고 ㅎㅎ
등산화가 신발 입구인 목에서 꿀렁~~꿀렁 물을 밷어 낸다.ㅋㅋㅋ
우와~~ 엄청난 유속과 수량 ㅎㅎ
금강사....
소금강 분소에 거의 다 온 것이다.
부처님전에 합장해 본다..........
오늘 이 대자연속에서 다시 한번 인간은(저는) 그저 몹시도 미약한 존재이므로 살아 있는 동안 선한 마음으로 살아가고자 합장합니다.
소금강....
10월 초순 정도에 오면 너무도 멋진 가을 단풍길.
어쩌면 올해 그즈음 다시 다녀갈지도 모르겠다.
2021 큐가이 단풍 절정 산행은 어디로 갈까....ㅎㅎ 벌써 고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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