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국망봉을 다녀왔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고, 가려고 마음먹었던 국망봉을 눈여겨 보고 있던 중 충남과 호남지방에 많은 눈이 내릴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에.....대둔산을 갈까, 이곳 국망봉을 갈까.....대둔산을 가려다가 이곳을 다녀옵니다.
새벽5시에 일어나 05:50분 급행지하철을 타고 강변역 35번 승차장에서 포천가는 버스에 07:10에 오릅니다.
버스는 한시간 반을 달려......이동면버스정류장에 도착을 하고요.
근처 식당에서 아침으로 육개장을 먹은 후 산행을 시작합니다.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버스정류장의 모습입니다.
정류장에서 포천이동파출소방향으로 좌틀하면 보이는 그 유명한 이동갈비집들입니다.
가만보니 세월이 많이 흘러 변모는 했지만 분위기가....낮이 익습니다......
1993.1월정도였던거 같습니다.
월남전을 다녀 오셨던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이곳 갈비집에서 잠시 일했던 ....육군일병이었던 저는 부모님을 뵈러 이곳까지 왔었고, 을씨년스러웠던 당시 겨울... 저 느티나무 아래(사진의 주차박스 부근)에서 그동안 봐 왔던 아버지 모습과 다른.....커다란 대야에 산더미 처럼 쌓여있던 소고기를 손질하시던 아버지가 생각납니다.
보고싶은 아버지..... 아버지~!!
마음한켠에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나이를 먹어 가니....아버지라는 존재
살아계신다면 물어보고 싶고, 같이 산도 다니고 맛난것도 사드리고 싶고 하고 싶은게 많습니다.
그날 아버지가 식당 종업원 아저씨라는 낮설고 어색한 모습으로....그렇지만 반갑고 환한 따뜻한 모습의 미소로 저곳에서 손흔들며 저를 향해 미소짓던 그 모습이 마치 영화의 한장면 처럼 또렷이 떠오릅니다.
그 어렵게 버셨을....꼬깃꼬깃 한 지폐...제법 두툼하게 꺼내어 제손에 쥐어 주시던 돈 2십만원의 추억과 따스함이 생각나 흥청스러운 눈물이 앞을 가리는 그런 아침입니다.
어느듯 30여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이야기로.... 믿어지지 않는 시간의 흐름속을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그곳에서 그날 청년 제 모습을 보며 찰라의 시간을 그려보며.....
포천이동파출소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파출소 지나자 마자 있는 국망봉휴양림 입구마을 도로모습입니다.
등로에 서리가 내렸고.....그곳에 따뜻한 해가 내리쬡니다.
왼쪽이 가리산으로 생각되고(홍천의 백대명산 가리산 아님) 우측에 뾰족한 곳이 아무래도 신로봉같습니다.
생수공장입니다.
상표명 크리** 생수공장인데.....깨끗함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어찌나 잘 지어놨는지 멀리서 보니 아주깔끔한 관공서인줄 알았네요.
그 생수공장 앞을 돌아 드디어 보이는 국망봉휴양림 매표소입니다.
요금을 내려고 보니 아저씨가 아직 출근전이신가 봅니다.
그냥 패쓰합니다(2,000원 입장료를 내야 한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진행하면 소위 국망봉 제2등산로로 정상을 곧장 오를수 있는 길입니다.
대게 제2코스로 올라 제1코스(사진 좌측도로쪽)로 하산한다고 합니다만 저는 오늘 국망봉 거의 다 살펴볼 생각이므로 제1코스로 올라 정상을 거쳐 개이빨산까지 가볼생각이므로......좌측으로 진행합니다.
장암저수지
통신병으로 보이는 장교와 사병을 보았고,.......요즘 군용차량도 참 좋아졌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장암저수지에서 국방봉 휴양림, 야영장을 차례대로 지난,,,,이무렵의 제1등산로 모습입니다.
이런 임도를 계속 오르고요....
그리고 등로가 비교적 명확하지 않는 계곡길을 따라 꾸준한, 그리 힘들지 않는 등로가 이어집니다.
그러다가 신로령 약2km를 앞두고 시직되는 제법 경사진 된비알....
눈이 쌓였고, 녹은 곳엔 정강이까지 오는 수북한 낙엽이 있습니다.
포천시 이동면버스정류장에서 이곳까지 대강 6~7km정도?
시간으로 2시간 조금 넘게 걸린것 같습니다.
사진으로보면 평화롭지만 제법 된비알입니다.
그리고 강풍이 휘몰아치고 있었죠!!
신로봉 방향으로 일단 진행해 봅니다.
가야할 국망봉 주 능선을 굽어 보며.....
멋지네요~!!
저어 멀리 어두운 톤의 산....도마치봉이고 그너머가 백운산같습니다.
장쾌하고 멋진 뷰...또렸한 뷰~~~
신로봉 정상에서의 뷰
가야할 길....국망봉 주능선 방향....저어 멀리 뾰족한 국망봉 정상
에이~~
1미터만 더쓰지 ㅎㅎ
볼이 에이는 삭풍에 강품이 몰아쳐 오지만 참 아름다운곳입니다.
신로봉.....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귀잖고 작은 그 높이에 뭐 볼게 있을까 뭘 더 특별한것을 보여줄까 싶지만.....국망봉 전체 산행중 보여주는 으뜸의 뷰를 가진 곳같습니다.
정상에 군 진지를 구축해 두었고 그 위에 많은 산객들이 다녀간 띠지를 붙혀 두었으며 사방이 아름답고 멋진 사진을 촬영할수 있는 곳입니다.
꼭 올라보시길요~!!
ㅎㅎㅎ
너무 추워 재빨리 모자를 바꿔씁니다.
짧지만 강렬한 바위군의 모습
저어 멀리 올해 제 송년장소로 아껴두고 고이 모셔둔....방화선이 매혹적인 각흘산과 명성산의 모습이 보이고 그앞쪽에 포천승진기계화훈련장의 모습이 보입니다. 저곳을 12월 마지막주 언제 가야할까 지금부터 기대가 큽니다.
많은 눈이 쌓여있고, 베낭안에 든 아이젠 착용이 귀잖아 그냥 올랐더니 많은 체력의 손실이 있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국망봉 정상
포천시가 훤히 보이고 포천시 뒤 사향산의 모습도 보이고......
화악산의 모습입니다.
블야100을 하면서 세번 오른 화악산...
들머리에서 정상까지 너무 쉽게 올라 만만하게 보았던 화악산......오늘 건너편 국망봉에서 보니 그 위세가 장관이며 어마어마합니다.
화악산에게 미안함이 전해지네요~!!
육중한 화악산 그 규모에 놀랍니다.
걸어온 방향의 모습입니다.
저어멀리 신로봉의 모습이 보입니다.
가야할 개이빨산.....
장쾌한 산세....
유구한 시간을 이겨오며 만들어진 그 멋진....잎이 지고나 속이 훤이 보이니 그 굵직한 산맥의 모습이 모두 낱낱히 보입니다.
참 담백한 모습
담백하게 살지 못한 제 자신을 잠시 성찰해보며....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견치봉입니다.
이곳까지 아주 높고 낮음이 반복되는 구간은 없고 적당한 오르내림이 있네요.
다만 견치봉 직전에 빠알간 단풍나무 군락지는....봄가을 멋진 조망거리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더 진행하면 민둥산....이후 도성고개로 갈수 있는데, 국망봉에서 이곳까지 등로는 모두 나무에 가려져 시원한 조망은 거의 없고 좀 지루하고 답답했습니다.
현재시간 13:30분 오늘 도성고개까지 가보려고 했던 생각은 접고 용선목 방향으로 하산을 합니다.
하산길
내려 꽃는 비알이 있고, 등로가 좀 불확실하고, 숫컷고라니의 강렬한 메시지도 들리고...ㅎㅎ 무튼 참 재미있는 하산길이긴 하지만
그닥 추천하고 싶지는 않는 하산길입니다.
하산을 거의 다 마친지점.....
머릿속에선 서울가는 교통편을 어떻게 알아봐야 하나 좀 난감하고, 제 블친 '꽃향유'님이 알려 주신 정보를 바탕으로 하산을 서두르다 우연히 산아래 컨테이너 2개가 있는 곳을 발견하였고, 그곳을 가로질러 내려가야 할것 같고, 자신의 영역에 선뜻 나타난 낯선 산객인 저를 불편해 하실까봐 이생각 저생각 복잡한 생각으로 그곳을 지나다가 큰(?)용기 내어 '어르신 여기서 서울가려는데 어디로 가야하는지요?'라고 여쭈어 보았더니.....그 어르신 첫마디가 '이리와서 커피한잔 해요...'이다.
괞잖다고 해도 막무가내시다.
결국 낯을 많이 가리는 나는 큰 용기 내어 그분이 들어 오라는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갔고....어르신의 배려로 그곳에서 달달한 연아커피 한잔 한다. 어르신이 그러셨다 '나도 지금 집 가려는데 같이 갑시다.....내가 가평읍내까지 가야해.'
그곳 컨테이너 안에는 여러 약재들이 있었고 혼자 계셔서 종편에 나오는 '나는 자연인이다.'의 주인공이신가 싶어 이래저래 몇가지 여쭈어 보았더니..... 당신은 74세이며 슬하에 딸하나 여식두고 있고......가평읍내에 사는데 아내는 이곳에 사는 걸 싫어해서 읍내와 이곳을 오가고 있고 이곳 임야 2천여평을 사서 지금 사과를 심었고, 올해 처음 사과가 열렸다며 몹시 기뻐도 하시며 그러면서 너무 늧게 이곳으로 들어와 힘이 없어 경작을 하지도 이사과나무가 더 커 절정기가 되어도 그 모습을 다 못볼거 같다며 아쉬움을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분은 자신의 트럭 조수석 문을 직접 열어 주며 나보고 타라고 했고, 그 차로 가평읍내를 향해 달린다.
하늘은 뿌우연.....눈발이 하나둘씩 날리고, 차량안은 따뜻한 히터로 이른 새벽산행에 지친 내 몸과 마음을 녹였다.
나에게 그러셨다.
"아무것도 아니여....그냥 지금처럼 견디면 다 지나가....."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그런 어르신이 "아까 그 컨테이너 있지? 거기 언제든지 필요하면 와서 자고 가 잠시 살다가도 되.' '컨테이너 밑에 전기스위치 있어 그거 올리고.....키는 **에 넣어 놨어....' '언제든지 다녀가 쉬어가~~' '라면 끓여 먹어....' 최근 들어 본 너무도 따뜻한 말씀이시다.
무슨 계산(?)이 있으신건가? 그렇게 생각하던차 당신의 코와 광대뼈부위 상처와 흉터를 묻지도 않았는데 2년전에 교통사고로 얼굴이 거의 다 주저 앉았는데 지금은 살만하다고....다 지나간다고~!!
'어르신 약주하십니까?' '봄에 제가 홀연히 이곳을 또 오겠습니다.~!!' 그렇게 어르신의 전화번호를 저장하며 가평역까지 꽤 긴 운전시간....그 어르신의 베품을 받았다.
따뜻한 인간의 마음....나도 꼭 이러한 베품을 가진 넉넉한 사람이 되리라는 마음를 가져본다.
가평군청을 지나자 마자 도로변에 있는 당신의 집을 가리키며 저기 3층이 내집이여.....언제든지 와~~
우연한 만남....
어르신과 해후를 기다리고 상상해 보며....만남의 시간...무언가 형용할수 없는 뭉클함과 소소한 행복으로 귀경길 내내 마음이 따스하기도, 묵직하기도 하다.
어르신의 트럭을 타고 가평읍내로 이동하던 중 낮익은 곳을 자주본다.
가장먼저 보이는 38교(조무락골 시작점), 강씨봉휴양림 진입지점 (논남기 계곡;2020 저의봄 산행 제1예정지), 명지산 산행 날머리지점인 생태연구소, 연인산 들머리 백둔리 초입 등등....
그동안 블야100명산만 다녀.....식상했는데 이 금북정맥길이 새로운 흥밋거리가 되고 있다.
2020년엔 이곳에서 보내게 될것 같다.
이번에 동서울터미널에서 출발을 해보니 피로도와 접근성 등에서 안내산악회와 거의 비슷해, 충분히 다닐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참고로 용선목 방향으로 하산을 하면 아스팔트 도로가 나오고 도로에서 좌츨하여 꽤 걸어 내려가면 용선동 버스종점이 나옵니다.
여름철에는 찾는 사람들이 많아 버스가 자주다니지만 겨울철엔 오후에 서너차례밖에 다니지 않는다고 하니 참고 하시면 될듯합니다.
용선동종점에서 가평읍내까지 버스로 약 1시간 이상은 달려야 할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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