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의 작은 산 문수산.......
기상청에서 많은 비가 온다고 하여....산행을 삼가고 쉬고 있는 날입니다.
그런데 베란다 넘어 계속 션사니데이가 연출됩니다.
기상청의 예보를 더 믿다가 오전 12시가 되어서야 비로소....속은 사실을 인지합니다.
국에 밥 한덩이 던져 넣어 마시듯 1분만에 식사하고
냉장고에서 황도캔이랑 빵조각 하나 챙겨 넣고 서둘러 달려 봅니다.
머릿속에선 빠르게 주변 산이 검색되나....
저녁 근무일이라 마침내 결정한 김포의 문수산....
13:30경 들머리에 도착해 산행을 시작합니다.
하늘이 기냥 쥑여 줍니다.
오메~~~~~
약30분정도 오르면서 딸기 밭을 발견하고 따 한웅큼 입에 털어 넣습니다.
새콤 달콤.....ㅋㅋ
나비는 잠시도 그냥 저냥 있지 않습니다.
짧은 자신의 삶의 주기를 알고나 있는지....이꽃 저꽃을 아주 바지런히 옮겨 다니며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듯 보입니다.
다시한번 제 인생관 '그냥저냥 흘러 보낼 시간이란 없다.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자.'라는 말을 조용히 인식해보며 다시한번 실천도 다짐하게 하는 순간입니다.
잠자리의 계절이 오고 있나 봅니다.
그 옛날 시골 하늘을 정말 새까맣게 뒤덮어 날아 다녔던 잠자리
환경의 변화인지 이제는 그런 장관을 구경할수 없겠죠?
처음으로 보여지는 이 작은 산의 멋진 뷰
지방의 명산이 정제되지 않고 정리 되지 않는 그러한 선형의 아름다움을 준다면.....
이곳은 나름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가지런한 안정감의 뷰를 줍니다.
저 반듯한 농토
저 농토를 저렇게 가꾸기 위한 촌로들의 피땀어린 노동의 모습과
올해 가을철 온통 누우런 황금벌판으로 가슴 설레이게 할 그런 모습이 잠시 오버랩되네요.
장마 후라 한강물이 온통 황톳물이지만
조용히......그래왔던 것처럼 유장하게 말없이 유장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초지대교쪽의 모습입니다.
올가을 풍년의 기쁨을 기원하며~!!
가지런한 모습이 너무 좋아 자꾸 셔터를 누르게 합니다.
오늘은 산의 길이 아닌 오직 성곽을 따라 걷습니다.
혼자 오니 주변 신경쓰지 않아 좋고.....새들이며 숲이며 꽃이며 나비며 온통 내것이어서 좋습니다.
튼튼한 두다리가 주어짐에 감사하며 이렇게 즐길수 있음이 또 살아 있음이.....그런 일상의 작은 것들이 마냥 큰 기쁨으로 전해 오는 순간입니다.
이해인님의 시 '감사만이 꽃길입니다.'처럼....범사에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정상에 거의 다 도착한 지점에서 올라온 곳을 바라봅니다.
이곳은 아시는 바와 같이 고려말 몽골의 침입을 받았고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그들과 전쟁을 했던 아픈 역사의 문수산성이 있었던 곳입니다.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성의 형태에서 적병을 서늘하게 할 핵심 방어 및 공격시설은 보이지 않고.....그저 단차를 두고 돌을 축조한 단순한 성곽입니다.
저 성곽의 위에서 창검을 들고 지키는 곳을 말을 타고 휘어진 큰칼을 위협하며 번득이는 살의로 공격해 올 몽골군을 맞았을 당시 아장졸들의 초연함이 느껴집니다.
잠시 그 숙연한 생각을 잊고......
다시 하늘을 봅니다.
너무 아름답습니다.
미쳐불겠습니다.
김포시측에서 정상석도 마련했네요.
저 멀리 보이는 곳이 북한입니다.
우리 김포시는 농가와 농지 개량이 모두 이루어져 농토도 반듯하고 농가도 깨끗하고.....농사에 대한 연구도 병행되어 그곳에서 자라는 벼도 몹시 건강한 쪽빛을 내는 반면 북한은 어딘가 음습하고 어둡고......초라해 보입니다.
혼자 온 기분으로 이곳 저곳 사정없이 쏘다녔더니 허기가 지고......
가져온 황도캔을 개봉해 보니 약간의 얼음이 남아 있습니다.
행복.......
뭐 별거겠습니까~!!
국물하나 안남기고 모두 드셨네용^^
문수산 휴양림으로 하산하였습니다.
하산이 거의 완료될 즈음
장마 후라 계곡에서 요란한 물의 흐름소리가 들립니다.
마치 자신감에 찬 강인한 사나이의 호방한 목소리처럼요.....
서울로 서둘러 출발해서 귀경중인데....
하늘이 정말 장관입니다.
올해 본 하늘 중 최고의 하늘
운전중 위험을 무릅쓰고 촬영해봅니다만 그 장관을 고스란히 담아 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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